[기고] 실내 화초가꾸기로 미세먼지 줄이자

입력 2017-03-08 17:20  

실내의 화초는 천연 공기청정기
습도유지, 정서적 안정에 효과적
어려움 겪는 화훼농가에도 보탬돼

정황근 < 농촌진흥청장 >



공기청정기에 대한 주부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봄철이면 극성을 부리는 중국발 황사 때문이다. 미세먼지에 대한 걱정도 빼놓을 수 없다.

흔히 미세먼지나 황사를 ‘소리 없는 불청객’이라 부른다. 미세먼지의 주범은 배기가스, 화석연료다.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폐질환, 알레르기성 비염, 각막염 등 각종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미세먼지는 밖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가정에서 음식을 굽거나 튀길 때 생기는 미세먼지 농도가 6배 이상 높다고 한다. 창문을 열고 시원하게 환기를 하면 좋겠지만 바깥의 미세먼지, 황사지수도 만만치 않아 안심하고 문을 열 수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최선의 해답은 공기청정기일까. 그보다 더 친환경적이며 더 건강에 좋은 방법은 없을까.

해답을 식물에서 찾을 수 있다. 식물 잎을 현미경으로 살펴보면 표면에 미세한 털이 무수히 나 있거나 반질반질한 왁스층으로 돼 있다. 이 털과 왁스는 실내의 미세먼지를 들러붙게 한다. 특히 잎의 뒷면에는 기공(氣孔), 즉 숨구멍이 있는데, 식물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지름이 최대 20마이크로미터 정도 된다. 이 때문에 2.5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초미세먼지는 기공으로 흡수된다.

한편 공기 중에 날아다니는 해로운 미세먼지 화합물은 다른 물질과 반응해 또 다른 미세먼지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식물은 이 나쁜 화합물이 변신해서 다른 미세먼지가 되기 전에 재빨리 흡수해 원천적으로 미세먼지 생성을 막아준다. 또 끊임없이 발생하는 식물의 음이온은 미세먼지 양이온과 만나 먼지 입자를 크게 만들어 미세먼지의 범위에서 벗어나게 한다.

일반적으로 미세먼지를 없애는 효과가 가장 좋은 식물은 큰 잎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갈래가 많고 가늘고 작은 잎을 가진 식물의 효과가 오히려 더 크다. 잎 주변에서 공기와 접촉면적도 많고 공기 흐름이 원활하기 때문이다. 공기가 잎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을수록 미세먼지 제거 효율이 높아진다.

정부는 지난해 8월 미세먼지 대응전략을 9대 국가전략프로젝트 중 하나로 선정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기르는 식물 중에서 미세먼지를 줄이는 능력이 뛰어난 식물을 조사·발굴해 ‘헬스케어 식물’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다. 흔히 가정에서 기르는 식물 중 아이비, 스킨답서스, 고사리 종류인 보스턴 고사리, 넉줄고사리, 그리고 흙이 없이 공중에 매달아도 잘 자라는 수염 틸란드시아가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뛰어난 능력을 보였다.

가정뿐만 아니라 사무실 실내 환경을 식물로 꾸미는 기업도 늘고 있다. 이른바 ‘스마트 그린 힐링 오피스’로 불리는데, 사무실 공간의 2%에 식물을 배치해두면 미세먼지 제거는 물론 스트레스를 낮춰 정서적 안정도 돕는다. 이 캠페인이 확산된다면 소비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훼농가에도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식물은 끊임없는 증산작용으로 실내 습도를 유지해준다. 식물의 초록색은 정서적 안정과 편안함을 주고 스트레스를 해소해 준다. 봄이 찾아온 집안과 사무실에 미세먼지 걱정과 스트레스를 줄이면서 건강도 좋게 해주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얻고 싶다면 천연 공기청정기인 식물과 친해 보면 어떨까.

정황근 < 농촌진흥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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